WEBVTT

01:46.439 --> 01:49.150
"이구아수 국립 공원"

01:49.234 --> 01:50.485
셀카 찍자

01:50.568 --> 01:52.320
"이비라 레타 방문자 센터"

01:52.403 --> 01:53.738
빨리 와

01:54.572 --> 01:57.075
내일 오후 3시 투어
2명이 취소했어요

01:57.158 --> 01:58.076
그래

01:58.660 --> 02:00.995
월급 올려달라고 한 거
잊지 마세요

02:02.330 --> 02:04.541
또 얘기하면 해고야, 알았어?

02:04.624 --> 02:06.417
네, 내일 뵐게요

02:35.071 --> 02:36.281
안녕, 보리스?

03:00.930 --> 03:03.933
멍청한 놈
운전을 어디서 처배운 거야?

03:13.067 --> 03:14.068
이 개자식아!

03:23.870 --> 03:27.081
"마지막 거인"

03:27.165 --> 03:29.918
"타코파도"

03:35.173 --> 03:37.592
- 생일 축하해, 자기야
- 고마워, 자기

03:37.675 --> 03:39.260
- 사랑해
- 나도

04:02.533 --> 04:05.203
저기 봐, 노래한다!

04:34.774 --> 04:37.527
아차, 생일인 거 깜빡했네

04:38.027 --> 04:39.654
- 생일 축하해!
- 고마워요, 레티

04:39.737 --> 04:40.655
오늘 정말 예쁜데요

04:40.738 --> 04:43.199
넌 어떻고?
네가 할 소리는 아니지

04:43.283 --> 04:44.242
안녕

04:50.206 --> 04:51.708
- 일행한테 가 볼게
- 그러세요

04:51.791 --> 04:53.209
- 나중에 얘기하자
- 네

05:14.772 --> 05:15.773
슈퍼스타!

05:22.989 --> 05:26.326
엄마가 부끄럽다곤 하지 마
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야

05:26.409 --> 05:28.995
- 알았어요
- '알았어요'라니?

05:29.078 --> 05:30.872
- 안녕, 보리스
- 안녕하세요

05:30.955 --> 05:33.249
- 새로운 친구, 크리스털이야
- 안녕하세요

05:33.333 --> 05:34.167
안녕하세요

05:34.792 --> 05:37.295
꼬리 치지 마, 여친이랑 있잖아
또 걔 생일이야

05:38.671 --> 05:39.839
노래할 거예요?

05:39.922 --> 05:42.759
당연하지
엄마 노래 듣고 갈 거야?

05:42.842 --> 05:44.677
아니면 쥐새끼처럼 도망갈 거야?

05:45.178 --> 05:48.890
- 쥐새끼처럼 도망갈게요
- 그래, 잘 생각했어

05:50.600 --> 05:51.893
전화 왔어, 자기야

05:52.727 --> 05:56.272
- 케이크 더 먹을래? 괜찮아?
- 괜찮아, 됐어

05:56.356 --> 05:57.815
"모르는 번호
부재중 전화"

06:03.738 --> 06:05.740
노래가 뭔지 보여 줘요!

06:08.409 --> 06:10.286
"모르는 번호"

06:14.374 --> 06:15.708
"모르는 번호
통화 종료"

06:26.302 --> 06:29.097
"훌리안이야, 널 좀 봐야겠다"

06:54.789 --> 06:55.623
괜찮아?

06:56.582 --> 06:58.501
좀 피곤하네, 과음했어

06:58.584 --> 07:00.878
하긴, 오늘 고마웠어

07:02.880 --> 07:04.424
- 정말? 괜찮아?
- 응

07:04.507 --> 07:06.801
그럼 먼저 잘게, 잘 자

07:13.683 --> 07:15.977
"훌리안이야, 널 좀 봐야겠다"

07:36.622 --> 07:38.541
내일 오기로 한 거 아니었어?

07:38.624 --> 07:40.168
근데 내일은 일이 있어서요

07:40.251 --> 07:42.670
그만해, 프라이데이
너희 오빠잖아

07:43.754 --> 07:45.131
안녕, 레티

07:45.214 --> 07:46.924
안녕, 프라이데이!

07:47.800 --> 07:49.469
망할 년

07:49.552 --> 07:50.845
- 아, 콜라겐이네!
- 안 돼요

07:50.928 --> 07:53.723
아니, 나한테 도움 될 거야!
카리는 26살인데도 먹어

07:53.806 --> 07:55.183
이건 베베 줄 거예요

07:55.266 --> 07:56.642
관절이 안 좋거든요

07:56.726 --> 07:59.437
- 관절이 아직 움직이긴 하고?
- 건드리지 마세요

07:59.520 --> 08:01.439
- 차 마실래?
- 됐어요

08:02.440 --> 08:04.525
깔끔한 민트 차 있어
어디 가는데?

08:05.776 --> 08:08.738
- 화장실요
- 그게 고장 났을 수도 있는데

08:09.739 --> 08:11.324
샤워할 게 아니라
소변보러 가는 거예요

08:11.824 --> 08:12.658
그럼 다녀와

08:50.571 --> 08:51.781
어지러워?

08:53.115 --> 08:54.200
아니요

08:54.283 --> 08:56.285
문에 기대고 있길래

08:56.369 --> 08:57.995
혈압이라도 떨어졌어?

08:58.579 --> 09:00.915
- 안에 누구 있죠?
- 글쎄

09:00.998 --> 09:02.833
누가 있으면 뭐 어쩔 건데?

09:02.917 --> 09:05.378
서로 잘 알잖아요
우린 연애 운이 안 따랐던 거

09:05.461 --> 09:07.713
예전 '정복' 상대들이랑
안 그랬나요?

09:07.797 --> 09:09.423
'우리'라고?

09:09.507 --> 09:12.260
내가 우리 아들이랑
근친 삼각관계였는지 몰랐네

09:12.343 --> 09:14.428
시치미 떼지 마요
엄마는 아무나 사랑하잖아요

09:14.512 --> 09:16.222
다 엄마한테 빈대나 붙고

09:16.305 --> 09:18.391
밀로는 안 그래, 알겠어?

09:18.474 --> 09:20.351
참고로 사업도 하고 있어

09:21.852 --> 09:22.937
작은 회사지만

09:24.105 --> 09:24.939
아주 잘 굴러가

09:26.566 --> 09:29.902
- 뭐 하는 작은 회사인데요?
- 공예 작가야

09:31.112 --> 09:32.113
석영으로

09:32.780 --> 09:34.532
엄청 많은 가게에 납품해

09:35.199 --> 09:36.367
그리고 조용히 해

09:36.450 --> 09:38.119
밀로 피곤하니까

09:38.661 --> 09:41.080
어제 집에 와서도
늦게까지 일하다가 잤어

09:41.163 --> 09:42.164
그럴 줄 알았어

09:42.248 --> 09:44.584
근데 욕실에 있는 장난감들은
다른 얘기를 하던데요

09:45.084 --> 09:47.795
언제부터 그렇게
남의 일에 참견했는데?

09:47.878 --> 09:49.171
내가 그렇게 키웠니?

09:49.839 --> 09:52.758
- 만난 지 얼마나 됐어요?
- 한참 됐어

09:53.509 --> 09:54.760
두 달

09:56.470 --> 09:58.931
알겠으니까 그만 심문해

09:59.515 --> 10:01.475
내 인생, 네 인생이야

10:17.491 --> 10:18.826
안녕하세요, 베베

10:19.327 --> 10:21.495
안녕, 얘들아, 잘 지냈어?

10:21.579 --> 10:23.623
네, 암탉들 밥 줬어요?

10:23.706 --> 10:26.375
- 아니, 다들 너만 기다리고 있어
- 알겠어요

10:26.459 --> 10:28.336
프라가가 전화했다고 하던데
사실이에요?

10:28.419 --> 10:29.420
그래

10:29.503 --> 10:32.757
내 휴대폰에 문제가 좀 생겼거든

10:32.840 --> 10:36.177
그만 변기에 빠뜨려서 젖었는데
잘 안 마르네

10:36.260 --> 10:38.846
- 나중에 전화할게
- 괜찮아요, 제가 했어요

10:38.929 --> 10:41.265
추가 주문 건이었는데
별거 아니에요

10:41.349 --> 10:43.517
- 닭 살피러 갈게요
- 그래

10:46.312 --> 10:47.438
뭔 일 있어?

10:49.148 --> 10:50.149
괜찮니?

10:50.232 --> 10:51.233
네

10:58.074 --> 10:59.033
괜찮아?

11:01.202 --> 11:02.620
아버지가 여기 왔어요

11:03.204 --> 11:04.288
농담이지?

11:07.458 --> 11:08.876
이건 중요한 일이잖아

11:10.336 --> 11:11.712
- 얘기는 해 봤어?
- 아니요

11:13.589 --> 11:14.715
- 왜?
- 싫어요

11:17.259 --> 11:18.678
대체 왜 온 거죠?

11:18.761 --> 11:22.139
그거야말로 아주 중요한 질문인데

11:23.182 --> 11:26.268
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
네 아버지뿐이야

11:26.352 --> 11:27.436
짜증 나게 하지 마요

11:28.938 --> 11:30.439
짜증 나게 하지 마요

11:31.899 --> 11:33.651
이번엔 또 누구야?

11:35.903 --> 11:37.279
그만해, 프라이데이!

11:37.863 --> 11:38.948
누구세요?

11:39.865 --> 11:40.866
누구예요?

11:41.367 --> 11:42.493
훌리안이야

11:42.576 --> 11:43.536
누구요?

11:44.036 --> 11:45.496
훌리안 아라자

11:50.042 --> 11:51.752
그만, 프라이데이! 젠장!

12:02.638 --> 12:03.764
왜?

12:04.724 --> 12:05.725
왜?

12:10.062 --> 12:12.189
그래, 왜 왔는데?

12:13.232 --> 12:14.734
두 사람 보러 왔어

12:26.871 --> 12:28.205
미안한데…

12:28.706 --> 12:30.541
난 좀 혼란스러워

12:32.001 --> 12:33.461
그만해, 프라이데이!

12:33.544 --> 12:36.005
엄마 지인이야! 어이!

12:36.088 --> 12:37.173
조용히 해!

12:38.132 --> 12:39.133
그만해!

12:41.719 --> 12:42.678
남자를 싫어해

12:42.762 --> 12:44.722
남자 냄새만 맡으면 미쳐

12:45.389 --> 12:46.807
이름이 프라이데이야?

12:46.891 --> 12:50.811
응, 10년 전 금요일에
보리스랑 길에서 데려왔거든

12:51.771 --> 12:54.190
눈이 멀고 완전 미쳐서
저기 갇혀 살아

12:54.273 --> 12:55.274
누구야?

12:56.442 --> 13:00.738
- 그래서 개가 그렇게 짖었구나
- 밀로, 거의 알몸이잖아

13:01.238 --> 13:03.032
때를 잘못 맞춰 왔군, 다시 올게

13:03.115 --> 13:04.742
아니

13:06.660 --> 13:08.329
때가 안 좋긴 하지만

13:08.412 --> 13:10.080
내 남친이 알몸이라서가 아니라

13:10.164 --> 13:14.502
당신이 30년 만에
불쑥 찾아왔기 때문이야

13:15.377 --> 13:16.462
전화라고 들어 봤어?

13:18.631 --> 13:19.715
빌어먹을

13:21.175 --> 13:22.718
망할 암캐 같으니!

13:22.802 --> 13:23.844
프라이데이!

13:24.512 --> 13:25.471
프라이데이!

13:26.096 --> 13:27.056
조용!

13:28.390 --> 13:33.896
남자 손님 좀 오면 어떻다고
이렇게 미친개처럼 굴어야 해?

13:36.273 --> 13:37.107
조용!

13:37.191 --> 13:38.984
누가 미쳤는지 보여 줄게

13:41.403 --> 13:42.404
그만!

13:43.614 --> 13:44.615
그만하라니까!

14:18.440 --> 14:19.817
돈으로도 살 수 없어

14:20.860 --> 14:23.153
아침에 일어나서
이 경치를 보고 있자면

14:23.696 --> 14:24.655
정말 멋져

14:25.573 --> 14:28.033
우린 참 멋진 행성을
선물 받았지?

14:28.117 --> 14:28.951
맞아

14:29.618 --> 14:31.704
다른 행성에는 못 가 봐서
비교는 못 하겠지만

14:32.204 --> 14:33.080
그래도…

14:38.669 --> 14:40.296
- 갈까?
- 그래

14:47.219 --> 14:49.972
저 위에서 새들이 보는 세상은
어떤 모습일까?

14:52.558 --> 14:55.978
새가 되는 꿈을 자주 꾸는데
그 느낌은 진짜 미쳤어

14:57.730 --> 14:59.607
하늘을 나는 꿈 꿔 본 적 있어?

15:02.318 --> 15:04.612
전에도 여러 번 물어봤잖아

15:05.112 --> 15:07.281
- 정말?
- 응

15:08.657 --> 15:11.452
아니, 난 하늘을 나는 꿈을
꿔 본 적 없어

15:12.870 --> 15:14.788
그래서 파일럿이 됐을지도

15:18.667 --> 15:21.086
보리스랑
거인 놀이 했던 거 기억나?

15:22.880 --> 15:24.089
당연하지

15:25.299 --> 15:26.467
보여?

15:26.967 --> 15:28.093
저기 있어

15:29.970 --> 15:33.265
그래, 봤구나, 잘했어

15:33.349 --> 15:35.017
정말 멋지지 않아?

15:37.895 --> 15:39.647
저기 봐, 이리 와

15:54.286 --> 15:55.329
고르다야

15:56.872 --> 15:58.374
고르다 기억하지?

15:58.874 --> 16:00.876
당연하지, 어떻게 잊겠어?

16:01.669 --> 16:04.296
- 몇 살까지 살았지?
- 16살까지

16:04.380 --> 16:06.799
어느 날 잠들었는데
아침에 못 깨어났어

16:07.508 --> 16:08.842
현명한 노견이었지

16:08.926 --> 16:10.928
마지막엔 관절염이 있었어
불쌍한 녀석

16:11.011 --> 16:13.555
그래도 여왕처럼 잘 견뎌냈어
내 사랑이었지

16:13.639 --> 16:14.974
당연히 그랬겠지

16:16.141 --> 16:18.727
지금은 남자라면 질색하는
짐승과 살고 있지만

16:23.565 --> 16:25.025
어떻게 온 거야, 훌리안?

16:31.281 --> 16:34.118
내 인생의 한 장을
마무리하고 싶어서

16:34.618 --> 16:37.037
아직 안 끝냈어?
난 진작에 마무리했는데

16:37.121 --> 16:38.330
난 아니야

16:40.290 --> 16:41.917
보리스도 마찬가지고

16:42.001 --> 16:43.335
날 피하더군

16:43.419 --> 16:46.505
우리 둘 다
미련이 남은 모양이야

16:50.384 --> 16:52.261
우리가 함께했을 땐

16:53.846 --> 16:55.347
그땐 정말 행복했어

16:56.724 --> 16:58.726
당신 가족과도 행복했잖아

17:03.355 --> 17:04.606
아직도 죄책감 들어?

17:05.315 --> 17:06.692
그래서 온 거야?

17:07.901 --> 17:10.529
당신 혼자 결정하게 한 게
솔직히 후회돼

17:10.612 --> 17:13.032
아, 알겠네
당신 허락을 받아야 했나 봐?

17:13.866 --> 17:19.663
아니, 내가 겪은 일과
내가 하지 않았던 일 얘기야

17:20.164 --> 17:23.083
난 그냥 계속되게 놔뒀어

17:24.418 --> 17:25.669
생각하면서도…

17:27.337 --> 17:28.505
뭘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

17:29.715 --> 17:30.758
모르겠어

17:31.258 --> 17:35.012
시간이 지나면
다 저절로 해결될 줄 알았어

17:36.638 --> 17:38.474
거의 30년이 지났어

17:39.975 --> 17:41.852
우리 소식도
우리 소재도 모르면

17:43.270 --> 17:46.690
우린 사라지고
우릴 잊을 거라고 생각했겠지

17:46.774 --> 17:48.400
아니, 난 두려웠어

17:49.902 --> 17:52.112
실수할까 봐 두려웠고

17:52.613 --> 17:53.989
다 잃을까 봐 두려웠어

17:57.951 --> 18:00.287
내 아들이 크는 모습을
지켜볼 기회를 놓쳤어

18:03.624 --> 18:06.085
보리스는 어떻게 알고 있어?
뭐라고 했어?

18:07.544 --> 18:08.754
사실대로 말했어

18:09.797 --> 18:13.717
아빠는 원래 다른 가족이 있었고
그들과 살기로 했다고

18:14.593 --> 18:15.969
날 비겁했다고 했겠지

18:16.053 --> 18:18.347
당신이 비겁하다고 한 적 없어

18:18.430 --> 18:21.225
개자식이나 나쁜 놈이라고
말한 적도 없고

18:21.308 --> 18:22.643
알아서 깨달았겠지

18:26.855 --> 18:28.565
괜히 찾아온 걸까?

18:30.567 --> 18:31.944
날 보러 온 거야?

18:33.362 --> 18:36.031
아니면 아들 보게 해 달라고
부탁하려고 온 거야?

18:40.786 --> 18:42.496
안드레아는? 아직 살아 있어?

18:42.996 --> 18:44.915
물론이지, 왜 묻는데?

18:44.998 --> 18:47.251
글쎄, 늘 아픈 데가 많았잖아

18:47.334 --> 18:50.045
난소가 어쩌고 천식이 저쩌고
혈액이 어쩌고 갑상샘이 저쩌고

18:50.129 --> 18:52.089
오래 못 살 줄 알았는데

18:52.798 --> 18:54.633
아직 살아 있다니 다행이야

18:57.928 --> 18:58.887
당신은?

19:00.347 --> 19:02.599
이제 비행기는 안 타지?

19:03.183 --> 19:06.061
응, 6년 전에 은퇴했어

19:07.020 --> 19:11.275
마지막 비행한 건
2019년 12월 25일이었어

19:15.779 --> 19:17.614
왜 그런지 모르겠는데

19:18.448 --> 19:19.908
그런 느낌이 들어

19:21.160 --> 19:23.203
전부는 아니더라도

19:24.788 --> 19:26.540
거의 모든 비행기에서
내렸을 것 같아

19:28.458 --> 19:29.293
안 그래?

20:09.291 --> 20:11.043
훌리안 아라샤라는 사람이
오늘 다녀갔어

20:12.669 --> 20:14.296
아버지 이름이 훌리안 아니야?

20:17.132 --> 20:18.175
언제 왔는데?

20:19.635 --> 20:21.762
6시 30분쯤 베베한테 다녀왔는데

20:22.262 --> 20:24.806
파란 차를 타고
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

20:28.477 --> 20:29.645
자기야

20:29.728 --> 20:31.063
- 듣고 있어?
- 응

20:35.192 --> 20:37.319
방문자 센터에도 찾아왔었어

20:38.862 --> 20:42.115
28년 만에 말이야
참 좋은 사람이지?

21:07.516 --> 21:10.185
안녕하세요, 투어가 기대돼요

21:10.269 --> 21:12.437
안녕하세요, 모여 볼까요?

21:12.980 --> 21:15.482
- 안녕하세요, 환영합니다
- 안녕하세요

21:15.565 --> 21:19.361
저는 보리스입니다
오늘 가이드이자 캡틴이죠

21:20.070 --> 21:22.447
- 다 왔어?
- 두 명만 더 오면 돼요

21:22.531 --> 21:25.450
개인적으로
아침 첫 팀이 제일 좋아요

21:25.534 --> 21:27.286
일찍 일어난 분들이니까요

21:27.369 --> 21:30.956
모두 아드레날린이 솟구칠
준비가 됐으리라 믿어요

21:31.039 --> 21:33.250
아니면 어쩔 수 없고요

21:33.792 --> 21:35.002
루카스, 바우티스타?

21:35.669 --> 21:37.921
안녕하세요, 늦잠 잤어요

21:38.005 --> 21:40.007
그러게요, 안녕하세요

21:40.507 --> 21:42.259
어서 타요, 금방 잠 깰 테니까

21:42.342 --> 21:43.302
출발합시다

22:11.538 --> 22:14.833
"어드벤처 투어"

22:58.502 --> 23:01.797
"마리엘라 이구아수 국립공원"

23:45.757 --> 23:48.468
자, 이제 샤워할 준비들 하세요

23:48.552 --> 23:50.720
서 계신 분들은 자리에 앉아서

23:50.804 --> 23:52.431
꽉 잡으세요

23:52.514 --> 23:55.225
이제부터는
아무도 일어나면 안 돼요, 알겠죠?

23:55.308 --> 23:58.562
소지품, 휴대폰, 카메라, 지갑은
모두 치워 주세요

23:58.645 --> 24:01.148
다들 저희가 드린 가방에
잘 넣어 두시면

24:01.231 --> 24:02.315
그럼 괜찮을 겁니다

24:02.816 --> 24:04.025
자, 그럼 출발하죠

25:21.436 --> 25:22.896
빌어먹을

25:50.757 --> 25:53.009
말도 없이
투어를 예약해서 미안하구나

25:53.593 --> 25:56.388
원래 이런 짓 안 하는데
우리 얘기 좀 하자

25:56.888 --> 25:58.932
- 할 얘기 없는데요
- 있는 것 같은데

25:59.015 --> 26:01.810
날 쫓아낼 수도 있었는데
그러지 않았잖니

26:02.978 --> 26:04.020
왜 나타났지?

26:05.105 --> 26:06.064
널 보러

26:12.862 --> 26:15.699
일 끝나고 술 한잔 사 줄게

26:21.788 --> 26:22.998
내가 왜 그래야 하죠?

26:33.592 --> 26:35.302
벽 등을 새로 달아야겠어요

26:35.385 --> 26:37.304
언제부터 깜빡거렸죠?

26:37.929 --> 26:42.142
잘 모르겠지만
사람은 습관의 동물이잖아?

26:42.225 --> 26:43.560
나쁜 습관의 동물이겠죠

26:44.060 --> 26:45.979
고치고 싶어? 그럼 고쳐

26:50.567 --> 26:52.193
그 얘기 해도 돼?

26:57.198 --> 26:58.908
그 얘기 해도 되냐니까?

27:00.035 --> 27:00.869
뭐냐에 따라 다르죠

27:00.952 --> 27:01.911
뭐냐에 따라?

27:02.787 --> 27:04.414
그럼 얘기 끝났네

27:05.540 --> 27:08.627
어차피 안 싸울 거잖아요
우린 잘 지내니까?

27:12.672 --> 27:14.549
- 훌리안이 투어에 왔어
- 설마

27:14.633 --> 27:17.302
- 설마!
- 그 얘긴 없었잖아

27:23.933 --> 27:26.061
진짜 대단하네

27:26.645 --> 27:29.397
마음에 드는 사람이로군

27:29.481 --> 27:30.523
그래서?

27:31.816 --> 27:32.942
그게 다예요

27:33.526 --> 27:36.154
- 그냥 투어 관광객이었어요
- 그게 다라니?

27:36.237 --> 27:38.865
너희 아빠는
그냥 관광객이 아니잖아

27:38.948 --> 27:40.158
얘기는 했어?

27:40.909 --> 27:43.244
아니, 말을 걸려고 했지만
내가 안 했어

27:43.328 --> 27:45.205
멍청한 새끼

27:45.288 --> 27:47.415
왜 욕을 해, 이 양반아?

27:47.499 --> 27:48.500
보리스

27:49.417 --> 27:52.379
아빠가 왜 찾아왔는지
궁금하지도 않아?

27:53.213 --> 27:55.173
- 전혀
- 거짓말하지 마

27:55.256 --> 27:56.966
관심 없는 척하지 마

27:58.968 --> 28:01.304
말도 안 돼, 아빠잖아
또 여기까지 왔어

28:01.388 --> 28:03.390
어떻게 관심 없을 수 있어?

28:03.473 --> 28:07.394
네 아빠가 개자식이든
쓰레기든 똥 덩어리든 상관없어

28:07.477 --> 28:09.437
아무리 그래도 네 아빠잖아

28:10.146 --> 28:13.775
알겠어? 인생은 쉽지 않아
정말 힘들어

28:14.359 --> 28:16.361
너무 어려워

28:17.195 --> 28:19.322
- 인정해
- 그래서 다 정당화된다고요?

28:19.823 --> 28:20.740
그런가요?

28:20.824 --> 28:25.078
어차피 힘든 인생이니까
뭐든 누구든 다 망쳐놔도 되고

28:26.454 --> 28:29.332
그래, 아버지한테
화가 많이 난 건 이해해

28:29.416 --> 28:32.293
그렇게 말하면
얼마나 짜증 나는지 알아요?

28:32.877 --> 28:36.464
- 진실을 말해서?
- 그 오만한 말투가 문제야

28:36.548 --> 28:37.924
세상 다 아는 것 같아?

28:38.007 --> 28:42.554
이제 늙고 망가졌으니
맘대로 지껄여도 된다고 생각해?

28:42.637 --> 28:45.390
꺼져, 이 새끼야
지옥으로 꺼지라고!

28:45.473 --> 28:48.059
인생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
이 자식아!

28:48.143 --> 28:51.229
인생은 공짜가 아니야
배짱이 있어야 해

28:51.730 --> 28:55.442
인생이 지금 너한테
엄청난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

28:58.403 --> 28:59.863
그걸 깨달았으면 좋겠어

29:01.990 --> 29:03.032
가서 얘기해 봐

29:03.533 --> 29:05.618
- 네?
- 네가 필요할 거야

29:05.702 --> 29:07.412
네, 연락 주세요

29:46.159 --> 29:47.911
엄마가 왜 여기 있지?

29:56.002 --> 29:58.797
- 여기서 뭐 해요? 뭔 일 있어요?
- 아니

29:58.880 --> 30:00.340
남친이 떠나서 외로워서

30:00.423 --> 30:02.383
애들이랑 술이나 마시자고 했지

30:03.176 --> 30:06.304
페퍼 보드카야
매콤한 얘기할 때 딱이지

30:06.805 --> 30:07.931
엄마도 찾아갔어요?

30:11.935 --> 30:14.187
날 만나게 해 달라고 했죠?

30:14.896 --> 30:16.356
둘이 얘기하는 게 중요해

30:16.856 --> 30:18.525
정말로 아빠를 만나 봐

30:19.818 --> 30:21.653
산 호르헤 호텔에 묵고 있어

30:23.238 --> 30:24.948
산 호르헤 호텔이라니, 개자식!

30:25.031 --> 30:26.699
- 잠깐만, 같이 가
- 아니

30:26.783 --> 30:28.701
- 레티, 보리스가 제정신 아니에요
- 안 돼

30:29.202 --> 30:30.036
안 돼

31:00.567 --> 31:02.318
사람 말이 말 같지 않아?

31:02.902 --> 31:05.446
집에 가라고 했더니
우리 엄마를 찾아가?

31:06.155 --> 31:08.867
잘 들어, 당신은 존재하지 않아
엄마한테도 나한테도

31:08.950 --> 31:10.285
이미 오래전부터 그랬어

31:10.368 --> 31:12.120
대체 여긴 왜 온 거야?

31:12.620 --> 31:17.166
이제 늙다리 돼서 쫓겨나
갈 데가 없으니까 왔어?

31:17.917 --> 31:19.335
내가 다 망쳐놨어

31:19.836 --> 31:22.755
큰 잘못을 저질렀기에
용서를 빌려고 왔어

31:23.381 --> 31:25.758
네가 날 미워하고
내 얼굴에 침을 뱉어도

31:25.842 --> 31:27.385
넌 여전히 내 아들이야

31:27.468 --> 31:31.097
나도 널 바라보며
사과할 권리가 있어

31:34.142 --> 31:35.935
어이! 그만해요!

31:36.019 --> 31:39.022
- 뭐 하는 거예요? 그만해요!
- 그만해요, 때리지 마요!

31:39.105 --> 31:41.316
경찰 불러, 어서

31:51.284 --> 31:53.620
- 괜찮아?
- 누구한테 들었어요?

31:53.703 --> 31:56.331
호텔에 갔더니 여기 있다고 했어

31:56.414 --> 31:57.707
정말 괜찮아?

31:58.207 --> 32:01.210
- 응
- 뭐야, 야만인이야? 원시인이야?

32:01.294 --> 32:03.630
대화만 하기로 했잖아
그것도 못 해?

32:03.713 --> 32:04.714
대화 배운 적 없어?

32:04.797 --> 32:06.049
- 안 배웠어?
- 레티

32:07.759 --> 32:10.845
- 의사들이 뭐래?
- 몰라, 검사 중이야

32:10.929 --> 32:13.222
호텔에서 경찰에 신고했으니까
알아둬

32:13.306 --> 32:15.725
존속 살인 혐의로 기소될 거야

32:15.808 --> 32:17.268
그만해요, 죽이지 않았어요

32:17.352 --> 32:18.561
그야 아직 모르지

32:18.645 --> 32:20.980
- 알겠으니까 진정해요
- 너나 진정해, 꼬맹이

32:21.064 --> 32:22.315
폭력을 쓴 사람이 누군데?

32:22.398 --> 32:24.317
아버지를 쥐어패고 다닌
사람이 누군데?

32:24.400 --> 32:27.278
- 너야, 내가 아니라
- 훌리안 아라샤 씨 가족인가요?

32:27.362 --> 32:29.072
- 맞아요
- 부인이세요?

32:29.155 --> 32:30.114
아니요

32:30.949 --> 32:31.866
아니에요

32:32.617 --> 32:34.285
제가 환자를 데리고 왔어요
아들입니다

32:34.369 --> 32:36.621
그리고 가해자예요
제 아들이기도 하고요

32:37.455 --> 32:41.376
피해자와 사이에
35년 전에 낳은 아들이죠

32:42.543 --> 32:44.754
- 훌리안은 어때요?
- 썩 좋지 않습니다

32:44.837 --> 32:48.549
하지만 상태를 고려하면
안정적입니다

32:48.633 --> 32:51.970
볼에 타박상을 입고
갈비뼈가 부러졌어요

32:52.053 --> 32:53.554
이 미친놈!

32:53.638 --> 32:55.682
지금은 진정제를 맞았는데

32:55.765 --> 32:59.644
가능한 한 빨리
담당 의사와 얘기하고 싶어요

32:59.727 --> 33:00.812
어떤 담당 의사요?

33:00.895 --> 33:03.856
그게, 항암 치료 중이더군요

33:06.818 --> 33:09.487
네가 두들겨 패지만 않았어도
말해 줬을 거야

33:09.570 --> 33:10.738
불쌍한 양반

33:12.115 --> 33:14.534
아버지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라

33:14.617 --> 33:15.660
보리스는 몰랐어요

33:16.327 --> 33:19.038
- 인생이 다 그렇잖아요
- 네

34:22.351 --> 34:24.604
- 좋은 아침, 몸은 좀 어때요?
- 좋은 아침

34:25.396 --> 34:26.230
괜찮아요

34:26.314 --> 34:29.067
지금 진통제는
정맥 주사로 들어가고 있는데요

34:29.150 --> 34:30.610
1부터 10까지
통증은 몇 점이에요?

34:31.694 --> 34:32.737
5점요

34:34.113 --> 34:37.283
- 깜빡 잠들었어
- 언제부터 있었어?

34:37.784 --> 34:39.786
- 좀 됐어
- 밤새 여기 계셨어요

34:43.456 --> 34:46.542
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모르겠어
정말 모르겠어

34:46.626 --> 34:48.920
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

34:49.003 --> 34:49.921
알잖아

34:51.255 --> 34:53.716
의사 선생님이 도착하는 대로
바로 오실 테고

34:53.800 --> 34:55.259
곧 아침 식사 나올 거예요

34:55.343 --> 34:57.762
에스프레소 더블샷으로
한 잔 안 될까요?

34:57.845 --> 35:00.515
환자 분께만
제공해 드릴 수 있어요

35:01.015 --> 35:01.849
아, 네

35:02.517 --> 35:03.559
그럼 이만

35:06.604 --> 35:09.899
못된 년, 망할 커피 한 잔 달랬지
누가 호텔 조식 달랬냐?

35:09.982 --> 35:11.692
내 차 마셔도 돼

35:11.776 --> 35:14.529
괜찮아, 나중에 마실게

35:15.029 --> 35:15.988
아…

35:17.031 --> 35:19.492
내 몰골이 말이 아니겠다

35:20.493 --> 35:21.702
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

35:23.204 --> 35:24.831
이 정도는 해야지

35:24.914 --> 35:28.042
그런 일까지 겪었는데
병원에 혼자 두고 갈 순 없잖아

35:28.751 --> 35:30.044
어젯밤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

35:30.128 --> 35:33.506
제때 안 말렸다면
지금 우린 대화도 못 했을 거라고

35:33.589 --> 35:35.424
보리스는 어디 있어?

35:36.551 --> 35:38.845
경찰서에 있어, 체포됐거든

35:38.928 --> 35:40.555
왜? 누가 신고했는데?

35:41.139 --> 35:42.640
호텔 직원

35:43.182 --> 35:45.393
어제 난리가 아니었거든

35:45.893 --> 35:48.980
이제 죽을 때까지
공짜로 호텔방을 쓸 수 있을 거야

35:49.063 --> 35:50.815
오래는 못 쓰겠지

35:54.152 --> 35:55.862
미안해, 그런 뜻이…

35:55.945 --> 35:58.531
그냥 생각 없이
튀어나온 말이었어

35:58.614 --> 36:00.199
미안해, 난…

36:01.659 --> 36:03.995
그래도 보리스가
병원까지는 데려왔잖아

36:06.038 --> 36:07.123
기억 안 나지?

36:07.623 --> 36:11.002
당연히 안 나겠지
기절했으니까, 가엽기도 해라

36:11.502 --> 36:14.672
가끔 짐승처럼 굴긴 해도

36:14.755 --> 36:17.091
속은 정말 착한 애야

36:17.592 --> 36:19.468
진짜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야

36:21.846 --> 36:23.306
- 여보
- 왔어?

36:23.389 --> 36:26.851
- 꼴이 이게 뭐야
- 괜찮아, 걱정 마

36:27.351 --> 36:28.936
- 안녕, 아빠
- 안녕

36:29.687 --> 36:33.274
왜 이렇게 때렸대?
짐승 같은 놈이네

36:33.774 --> 36:36.652
짐승이 상처를 입으면
공격적으로 돌변할 때도 있죠

36:40.823 --> 36:41.949
안녕하세요, 레티시아

36:43.868 --> 36:45.077
안녕하세요, 안드레아

36:46.287 --> 36:47.538
루시아나예요

36:48.372 --> 36:49.373
네가 룰라구나

36:49.457 --> 36:50.583
반가워

36:50.666 --> 36:54.212
- 누가 알렸어? 경찰? 호텔?
- 내가 연락했어

36:55.213 --> 36:58.382
심각한 일이었잖아
가족이니까 알아야지

36:59.467 --> 37:00.801
당신 전화를 썼어

37:01.385 --> 37:03.512
너무 허술하더라, 비밀번호도 없고

37:04.013 --> 37:06.807
'즐겨찾기'를 봤는데
첫 번째로 뜬 이름이

37:06.891 --> 37:07.725
안드레아였어

37:11.187 --> 37:12.021
그럼

37:13.022 --> 37:14.398
잘 부탁할게요

37:16.025 --> 37:18.402
필요한 게 있으면 전화해

37:19.237 --> 37:20.404
감사합니다

37:21.489 --> 37:22.782
고마워요

37:25.284 --> 37:27.161
- 잘 있어
- 잘 가

37:31.916 --> 37:32.750
와

37:40.424 --> 37:41.425
소지품입니다

37:50.142 --> 37:51.269
안녕, 보리스

37:52.520 --> 37:55.147
훌리안의 아내, 안드레아야

38:00.486 --> 38:03.239
호텔 측이 고소를 취하했어

38:04.615 --> 38:05.950
훌리안이 부탁했거든

38:08.828 --> 38:11.747
차 가지러 가는 길인데
지금 어디야?

38:11.831 --> 38:12.999
베베 아저씨네 있어

38:13.791 --> 38:14.625
알았어

38:16.127 --> 38:18.713
- 금방 갈게
- 괜찮아?

38:19.338 --> 38:21.674
응, 괜찮아

38:21.757 --> 38:24.510
- 알았어, 여기서 기다릴게
- 그래, 끊어

38:26.679 --> 38:29.724
아내? 여자 친구? 아니면 친구?

38:30.224 --> 38:31.225
여자 친구요

38:34.186 --> 38:36.480
연료 경고등이 켜졌어요

38:37.606 --> 38:38.524
아, 그래

38:44.322 --> 38:47.199
이 긴 세월 널 찾지 않은 게

38:47.700 --> 38:49.410
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야

38:49.493 --> 38:51.412
뭔가 해결할 일이 남은 것처럼

38:52.580 --> 38:56.167
말은 안 했지만 내 눈엔 보였어

38:57.126 --> 39:00.379
우리 여자들은 직감이 예리하잖아

39:01.380 --> 39:02.965
때론 너무 멍청하기도 하고

39:03.841 --> 39:05.134
언제 아셨어요?

39:06.218 --> 39:09.930
네 엄마와의 관계는
꽤 오래 의심했어

39:10.014 --> 39:13.726
부에노스아이레스-살타 노선을
그만뒀을 때 확신했지

39:14.727 --> 39:18.439
그 노선은 몇 년 동안
절대 포기하지 않았거든

39:19.023 --> 39:20.191
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어

39:20.733 --> 39:22.318
그리고 훌리안도 변했지

39:23.903 --> 39:26.447
어느 날 밤, 잠자리에 드는데

39:27.406 --> 39:30.159
나뭇잎처럼 떨기 시작했고

39:30.785 --> 39:34.038
나한테 안아 달라고 하길래
훌리안을 꼭 안아 줬어

39:34.121 --> 39:36.499
그랬더니 아이처럼
울음을 터뜨렸어

39:37.917 --> 39:39.377
그때 다 털어놨어

39:39.877 --> 39:43.297
네 엄마와 8년 동안 사귀다가

39:43.381 --> 39:44.799
갈라섰다고 했어

39:49.261 --> 39:50.596
내 얘긴 안 했나요?

40:02.733 --> 40:04.193
의심은 했지

40:06.987 --> 40:11.242
그리고 몇 달 전에
너에 대해 알게 됐어

40:12.284 --> 40:15.204
훌리안이
암 말기란 걸 알게 됐을 때

40:16.664 --> 40:17.665
너무 화가 났어

40:19.667 --> 40:22.586
서른 넘은 아들이 있다는 걸
전혀 몰랐으니까

40:24.380 --> 40:25.214
그럴 만하죠

40:26.841 --> 40:28.342
불륜은 봐 줘도 자식은 못 봐 주죠

40:29.510 --> 40:30.845
그런 거 아닌가요?

40:32.763 --> 40:33.597
아니

40:34.098 --> 40:35.266
아니, 잘 모르겠어

40:38.144 --> 40:40.229
하지만 이제 난 중요치 않아

40:42.481 --> 40:45.276
너와 훌리안이 중요하지

40:49.655 --> 40:52.324
"엄마"

41:01.417 --> 41:03.294
"풀려난 거 알아
왜 전화 안 받아?"

41:03.377 --> 41:05.087
- 안녕하세요
- 안녕하세요

41:05.171 --> 41:06.964
- 가득 넣어 주세요
- 휘발유요, 경유요?

41:07.047 --> 41:08.591
- 휘발유요
- 경유예요

41:10.843 --> 41:11.886
경유요

41:14.263 --> 41:16.182
많이 힘드시겠어요

41:17.725 --> 41:20.019
평생을 함께한 동반자인데

41:21.395 --> 41:23.272
먼저 보내야 한다니

41:25.107 --> 41:26.942
모든 방법을 써서…

41:31.030 --> 41:34.283
난 끝까지
그 사람 곁을 지킬 거야

41:38.329 --> 41:40.873
그 방법 중 하나가
내가 용서하게 하는 거죠?

41:40.956 --> 41:41.832
아니

41:42.541 --> 41:45.794
그런 부탁은 아무도 못 해
나도 마찬가지고

41:47.004 --> 41:48.672
내가 할 수 있는 건

41:49.173 --> 41:52.551
훌리안 말을 들어 달라고
부탁하는 것뿐이야

41:53.802 --> 41:54.803
그게 다야

41:56.263 --> 41:59.266
너에게도 기회일지 몰라

41:59.350 --> 42:02.853
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
많을 테니까

42:04.647 --> 42:08.400
아버지와 대화할 기회를
스스로에게 준다면

42:09.235 --> 42:11.237
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거야
내 말 믿어

42:13.197 --> 42:14.740
아버지도 더 편히 떠나실 테고

42:20.955 --> 42:24.083
- 엄마, 저예요! 문 열어요!
- 그만해, 프라이데이!

42:27.294 --> 42:28.462
빨리요, 문 열어요!

42:32.091 --> 42:33.300
빌어먹을…

42:36.470 --> 42:37.721
무슨 일이에요?

42:38.430 --> 42:39.682
아무것도 아냐

42:39.765 --> 42:42.476
부재중 전화 세 통에
안 괜찮다는 메시지까지 보내 놓고

42:42.560 --> 42:43.727
두 시간 걸려 와 놓고선

42:43.811 --> 42:46.146
그 사이에
일곱 번은 죽었다가 깨어나서

42:46.230 --> 42:47.690
환생이든 뭐든 했겠어

42:47.773 --> 42:49.358
문 열어요, 엄마
짜증 나게 하지 말고

42:51.443 --> 42:54.238
엄마, 애가 아니잖아요!
문 좀 열어 봐요

42:54.321 --> 42:55.489
장난치지 말고요!

43:07.835 --> 43:11.422
그만해, 프라이데이!
너희 오빠잖아, 빌어먹을!

43:13.591 --> 43:15.467
가끔은 안락사시키고 싶다니까

43:17.136 --> 43:19.221
불쌍한 녀석, 힘든 삶이었어

43:20.097 --> 43:21.390
또 담배 피워요?

43:24.602 --> 43:27.062
알렉스랑 헤어지고
6개월쯤 피웠어

43:28.397 --> 43:29.898
알렉시스 아니었어요?

43:31.275 --> 43:32.276
알렉시스

43:39.825 --> 43:41.368
- 엄마 좀 안아 줘
- 맙소사

43:41.452 --> 43:42.953
- 오늘따라 과하시네
- 어서

43:43.037 --> 43:46.290
빨리, 이 바보야!
35년 동안 얼마나 안아 줬는데

43:48.751 --> 43:49.668
알았어요

43:54.131 --> 43:55.549
잘 안아 주네

43:55.633 --> 43:56.717
됐죠?

43:57.843 --> 44:00.054
네 아빠도 포옹을 잘했어

44:02.139 --> 44:06.185
아빠가 껴안아 주면
아무것도 무섭지 않았어

44:08.604 --> 44:10.105
날 안심시켜 줬지

44:13.359 --> 44:15.110
그 사람이 죽는 게 싫어

44:17.988 --> 44:19.907
네 아빠가 죽는 게 싫어

44:26.413 --> 44:28.415
아빠를 많이 사랑했어

44:30.000 --> 44:31.377
아빠도 날 사랑했고

44:34.046 --> 44:35.214
너도 사랑했어

44:36.799 --> 44:37.925
너도 많이 사랑했어

44:59.613 --> 45:02.074
"리토랄 병원"

46:03.802 --> 46:06.805
누구시죠? 여기 계시면 안 돼요

46:06.889 --> 46:08.307
아들이에요

46:09.016 --> 46:11.351
- 허가받으셨어요?
- 괜찮아요

46:12.478 --> 46:14.563
오래 안 있을 거예요, 부탁할게요

46:15.063 --> 46:17.483
딱 2분 만이에요
제가 곤란해질 수 있어요

46:27.910 --> 46:29.411
아프시다고 들었어요

46:29.953 --> 46:30.954
그래

46:31.538 --> 46:32.372
많이 아파

46:38.462 --> 46:40.714
죽을병에 안 걸렸다면

46:41.423 --> 46:42.257
찾아왔을까요?

46:45.969 --> 46:47.054
글쎄

46:53.435 --> 46:54.853
미안하구나, 아들아

47:15.582 --> 47:17.000
아무튼…

47:18.961 --> 47:20.212
이만 갈게요

47:24.132 --> 47:26.176
이렇게 많이 아픈 줄 알았다면…

47:28.136 --> 47:29.388
난 아파도 싸

47:35.018 --> 47:36.311
이제 가려던 참이에요

48:25.652 --> 48:27.613
- 다음 투어 취소해
- 왜요?

48:27.696 --> 48:28.655
취소해

48:32.492 --> 48:34.786
이미 티켓이랑
2구간 환승 교통편을 예약해 놨어

48:34.870 --> 48:38.457
여기서 공항까지
그리고 공항에서 집까지

48:43.086 --> 48:44.087
여보세요?

48:47.424 --> 48:50.135
네, 올려보내세요, 고마워요

48:51.053 --> 48:52.137
누군데?

48:52.638 --> 48:54.973
- 보리스
- 걔가 여긴 왜?

48:55.557 --> 48:57.643
- 올라오지 말라고 할까?
- 아니, 괜찮아

48:57.726 --> 48:59.978
- 난 그냥…
- 괜찮아

49:00.062 --> 49:02.272
- 저 의자까지 좀 데려다줘
- 그래

49:04.066 --> 49:04.983
- 안녕하세요
- 안녕

49:05.984 --> 49:09.321
- 방해한 게 아니면 좋겠어요
- 아니, 전혀

49:10.739 --> 49:11.907
들어와

49:13.700 --> 49:14.534
고맙습니다

49:18.246 --> 49:20.123
- 안녕하세요
- 안녕

49:21.166 --> 49:23.835
엄마는
오후에 퇴원하신다고 했는데

49:23.919 --> 49:27.047
병원에 갔더니
점심에 퇴원하셨다고 하더라고요

49:27.547 --> 49:28.924
병원에 갔었어?

49:29.508 --> 49:33.178
네, 뭐라도 도울 게 있을까 해서요

49:37.391 --> 49:38.600
몸은 좀 어때요?

49:39.559 --> 49:40.602
한결 나았어

49:40.686 --> 49:42.229
훨씬 좋아, 천만다행이지

49:43.355 --> 49:46.566
룸서비스 시켜 먹을래?
커피도 나쁘지 않아

49:46.650 --> 49:47.734
앉으렴

49:48.276 --> 49:50.278
감사합니다, 식사는 괜찮아요

49:50.362 --> 49:53.615
곧 돌아가야 해요
5시에 투어가 있거든요

49:56.618 --> 49:57.786
넌 어때? 잘 지내?

49:59.162 --> 50:00.080
네

50:00.789 --> 50:02.457
네, 다 좋아요

50:06.628 --> 50:09.548
부에노스아이레스로
언제 돌아가세요?

50:09.631 --> 50:10.757
내일

50:16.096 --> 50:18.557
-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요?
- 아니

50:19.975 --> 50:22.936
- 괜찮으면 같이 저녁 먹을까요?
- 그래, 저녁 먹자

50:23.020 --> 50:24.563
와인 마시면서

50:25.272 --> 50:26.231
얘기 좀 하자

50:27.357 --> 50:30.110
- 술 마셔도 돼요?
- 모르핀도 맞는데, 뭐…

50:32.738 --> 50:33.739
알겠어요

50:37.743 --> 50:40.871
밖에 나가실래요?
아니면 여기서 시켜 먹을까요?

50:40.954 --> 50:43.206
제가 음식을 사 와서
여기서 먹어도 되고요

50:43.290 --> 50:44.791
- 아니, 나가자
- 네?

50:44.875 --> 50:46.168
나가자, 그래

50:47.127 --> 50:48.670
8시 괜찮으세요?

50:48.754 --> 50:52.215
8시에 쫙 빼입고 기다릴게

50:53.592 --> 50:55.969
- 그럼 오늘 밤에 봬요
- 그래

51:10.942 --> 51:13.695
재킷 입을 거야?
블레이저 입을 거야?

51:13.779 --> 51:14.780
블레이저

51:58.990 --> 52:00.117
정말 맛있군

52:01.535 --> 52:03.245
이러곤 하셨던 게 기억나요

52:04.996 --> 52:06.081
어떤 거?

52:10.418 --> 52:11.837
또 뭐가 기억나?

52:13.713 --> 52:15.298
몇 가지 있는데 많진 않아요

52:15.799 --> 52:18.593
- 음식은 입에 맞으세요?
- 다 좋아요, 고마워요

52:19.928 --> 52:20.929
아버지는요?

52:21.721 --> 52:22.931
뭐가 기억나세요?

52:25.350 --> 52:27.644
너처럼 몇 가지 있는데 많진 않아

52:30.313 --> 52:33.358
얼마 전에 엄마가
거인 얘기를 꺼내더구나

52:33.859 --> 52:35.569
그 거인 기억나?

52:36.778 --> 52:38.864
아빠한테 목마 탄 애를 보면
늘 생각나는 걸요

52:44.035 --> 52:45.287
그 위에서

52:45.787 --> 52:47.747
멋진 곳들을 봤지

52:49.040 --> 52:52.419
아마존, 지브롤터 해협

52:52.502 --> 52:56.256
- 만리장성이 제일 좋았어요
- 로도스의 거상

52:56.840 --> 52:59.134
2,000년 전에 사라졌지만
넌 봤잖아

53:00.385 --> 53:03.930
94년 월드컵 때는
목마 타고 아르헨티나 경기도 봤죠

53:05.640 --> 53:06.850
그래

53:08.852 --> 53:10.061
맞아

53:10.770 --> 53:12.147
그날 난 울었어

53:13.440 --> 53:16.526
그리고 아직도 기억나

53:16.610 --> 53:19.070
간호사가 마라도나를
약물 검사하러 데려갔던 게

53:19.571 --> 53:22.574
간호사 이름은 수 카펜터였어

53:23.909 --> 53:24.784
썩을 년

53:26.912 --> 53:29.372
그리고 또 기억나는 건

53:30.415 --> 53:31.917
생일이랑

53:32.417 --> 53:33.710
크리스마스

53:34.920 --> 53:36.588
새해 전야

53:37.756 --> 53:40.508
어린이날, 아버지의 날

53:43.136 --> 53:45.055
아버지의 날 기억은

53:46.514 --> 53:47.474
내가 지어낸 거야

53:50.435 --> 53:51.770
한 번쯤 올 수도 있었잖아요

53:52.687 --> 53:54.814
아니, 너희가 살타를 떠났잖니

53:56.274 --> 53:58.235
1년 반쯤 지나서

53:59.236 --> 54:02.280
그 후 너흴 찾기까지
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

54:05.033 --> 54:06.534
페이스북에서 널 찾아봤어

54:07.369 --> 54:08.370
페이스북은 안 하는데요

54:08.453 --> 54:09.829
인스타그램은 했잖아

54:12.499 --> 54:13.917
마침내 거기서 널 봤지

54:15.377 --> 54:17.712
너무 놀랐어, 완전 충격이었지

54:19.005 --> 54:21.675
마지막으로 널 봤을 땐
겨우 일곱 살이었는데

54:22.717 --> 54:25.095
갑자기 스물셋 청년이 돼
나타난 거야

54:28.056 --> 54:29.891
- 더 드릴까요?
- 아니, 됐어

54:34.854 --> 54:36.231
근데 있잖아요

54:38.400 --> 54:39.776
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

54:39.859 --> 54:42.070
우린 졸업 기념으로
브라질에 여행을 갔어요

54:43.530 --> 54:48.618
리우행 비행기를 타려고
공항에 갔는데

54:49.869 --> 54:51.788
다른 조종사랑
같이 계신 걸 본 것 같았어요

54:52.497 --> 54:53.790
- 정말?
- 네

54:54.332 --> 54:57.544
그래서 잠깐 따라갔어요

54:58.336 --> 55:02.048
탑승하시려고 할 때
'훌리안 아라샤'라고 외쳤더니

55:03.091 --> 55:04.551
뒤를 돌아보셨어요

55:05.051 --> 55:06.678
진짜였다는 걸 알았죠

55:08.013 --> 55:10.765
주위를 둘러보셨지만
날 보진 못했어요

55:11.808 --> 55:13.810
왜 와서 인사 안 했어?

55:15.770 --> 55:18.148
- 제 인사를 받아 주셨을까요?
- 당연하지

55:18.231 --> 55:20.483
엄청 세게 꼭 안아 줬을 거야

55:22.902 --> 55:25.363
근데 난 그냥 숨었어요

55:27.449 --> 55:28.742
무서웠거든요

55:33.872 --> 55:36.916
네 엄마는 흰자 플랑을
기가 막히게 만들었지

55:37.000 --> 55:38.376
아직도 만들어?

55:38.460 --> 55:39.711
다행히 안 해요

55:39.794 --> 55:41.087
정말 맛있었는데

55:41.588 --> 55:43.173
장난해요? 진짜 별로였어요

55:44.132 --> 55:46.593
엄마는 요리는 젬병이에요
요리하는 것도 싫어하고

55:46.676 --> 55:49.971
부엌이라면 피해 다니죠
장난 아니에요

55:50.889 --> 55:53.099
제가 배고프다고 하면
뭐라고 했는지 알아요?

55:53.183 --> 55:54.142
아니

55:55.143 --> 55:56.227
'곧 배 안 고플 거야'

55:56.311 --> 55:57.145
설마!

55:57.979 --> 56:00.732
- 요리도 못 하는 나쁜 엄마였네
- 진짜 대단한 분이시죠

56:03.943 --> 56:07.072
그때 있었던 일을
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구나

56:08.865 --> 56:11.034
과거에 대한 제 생각은
중요치 않아요

56:11.785 --> 56:13.620
지금이 중요하지

56:13.703 --> 56:15.789
- 지금 뭐가 중요한데?
- 이거요

56:16.289 --> 56:17.248
'이거'가 뭔데?

56:17.332 --> 56:20.502
- 진짜 짜증 나게 하시네
- 왜 이렇게 마음을 닫는데?

56:20.585 --> 56:22.087
'이거'가 뭔데?

56:23.963 --> 56:26.549
시끄러운 식당에서

56:27.425 --> 56:31.262
28년 만에
아버지와 아들이 만난 거요

56:31.846 --> 56:32.889
그게 바로 '이거'예요

56:35.934 --> 56:36.935
그게 다야?

56:40.063 --> 56:42.273
아버지가 죽어가고 있다고
과거가 달라지진 않아요

56:45.360 --> 56:46.277
알겠다

56:47.153 --> 56:48.613
아주 솔직하구나

56:50.031 --> 56:51.950
거짓말할 수도 있었는데 안 했어

56:54.869 --> 56:56.538
동정심에 여기 온 게 아니에요

56:57.372 --> 56:58.623
내가 오고 싶어서 온 거지

56:59.207 --> 57:00.750
미리 말해 둘게요

57:00.834 --> 57:04.212
21년을 함께했는데도
사랑의 불꽃이 그대로야

57:04.712 --> 57:08.883
아직도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
안 그래, 덩치?

57:12.762 --> 57:14.848
"생선구이"

57:14.931 --> 57:17.475
마지막으로 한 잔 더 할래요?
아니면 모셔다드릴까요?

57:17.559 --> 57:19.102
네 맘대로 해

57:19.602 --> 57:22.564
정말 괜찮아요?
비틀거리는 것 같은데

57:23.106 --> 57:24.107
더 마시자

57:24.899 --> 57:26.109
알겠어요

57:30.989 --> 57:31.990
고마워요

57:34.993 --> 57:36.703
메추랑 사귄 지는 얼마나 됐어?

57:39.581 --> 57:40.832
1년 반쯤 됐어요

57:44.127 --> 57:45.503
사랑해?

57:47.589 --> 57:49.090
지금은 좋아요

57:59.767 --> 58:04.022
내 인생 가장 사랑한 여자가
네 엄마라고 하면 뭐라고 할래?

58:07.984 --> 58:09.235
바보라고 하겠죠

58:11.696 --> 58:13.323
- 맞아
- 네

58:19.621 --> 58:21.331
후회한 적 있어요?

58:22.749 --> 58:23.875
그 일을?

58:23.958 --> 58:26.628
아니, 전혀, 단 한 번도

58:28.046 --> 58:29.047
없어

58:30.423 --> 58:32.634
어차피 언젠가는 끝날 일이었어

58:33.510 --> 58:35.261
누구한테도 옳지 않았으니까

58:38.640 --> 58:40.600
너와 엄마랑 같이 있을 때면

58:42.143 --> 58:44.938
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
늘 너무 괴로웠어

58:47.815 --> 58:51.069
그러곤 아무 일 없었다는 듯
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서

58:51.569 --> 58:53.238
내 다른 삶을 이어갔고…

58:58.076 --> 59:01.120
밤새도록 잠 못 이룬 적도 많았어

59:01.829 --> 59:03.373
어떻게 해야 할지

59:04.123 --> 59:05.625
밤새 생각했지

59:09.671 --> 59:12.674
네 엄마를 사랑한 것처럼
안드레아를 사랑한 적은 없어

59:15.885 --> 59:17.887
하지만 우리 관계는 안정적이었지

59:19.973 --> 59:21.307
무조건적이었고

59:23.351 --> 59:26.688
난 안드레아가
내 옆에서 자는 걸 보곤 했지

59:27.730 --> 59:30.525
평온하게, 아무것도 모른 채
잠들어 있는 모습을

59:32.235 --> 59:34.279
딸들 방으로 가서

59:35.613 --> 59:37.031
아이들을 보곤 했지

59:38.658 --> 59:40.827
난 진짜 개자식이었어

59:44.330 --> 59:46.332
그냥 버려두고 갈 수 없었어

59:55.091 --> 59:56.342
당신은 쓰레기야

59:56.426 --> 59:57.969
- 아니, 잠깐만
- 이거 놔

59:58.052 --> 01:00:00.722
끝까지 들어 봐
내가 왜 여기 왔겠니?

01:00:02.307 --> 01:00:06.853
죽기 전에 그동안 저지른 짓을
우리에게 용서받고 싶었겠지

01:00:07.687 --> 01:00:08.855
그래서 온 거잖아

01:00:09.355 --> 01:00:10.398
개새끼

01:00:15.069 --> 01:00:16.654
보리스

01:00:16.738 --> 01:00:20.199
- 가지 마, 내 말 좀 들어 봐
- 그만 좀 해!

01:00:20.283 --> 01:00:21.534
모르겠어?

01:00:22.035 --> 01:00:24.871
레티시아, 안드레아
딸들 얘기만 하고

01:00:25.371 --> 01:00:26.372
그럼 난?

01:00:27.165 --> 01:00:29.000
난 뭐냐고, 이 쓰레기야?

01:00:29.500 --> 01:00:32.879
엄마는 기다리다 지쳐서
당신을 쫓아냈지만

01:00:32.962 --> 01:00:35.423
난 아니야, 그냥 나가 뒈져!

01:00:35.923 --> 01:00:38.926
난 한참 동안 기다린 끝에
당신이 안 온다는 걸 깨달았어

01:00:40.094 --> 01:00:41.304
이젠 돌아왔단 소리 하지 마

01:00:41.387 --> 01:00:44.641
패 죽여 버릴 테니까
이번엔 아무도 못 말려

01:00:46.726 --> 01:00:48.770
둘 다 이기적인 쓰레기야

01:00:48.853 --> 01:00:50.938
당신과 우리 미친 엄마, 둘 다

01:00:51.439 --> 01:00:55.109
엄마는 당신이 가족을 버리고
우리랑 살지 않을 걸 알았어

01:00:55.193 --> 01:00:57.987
그래도 임신해서 날 낳기로 했어

01:00:58.071 --> 01:01:00.365
그 사랑을 아이로 완성해야 했거든

01:01:00.865 --> 01:01:04.452
그래서 다들 엄마를 존경했지

01:01:04.535 --> 01:01:05.662
'레티시아는 대단해!'

01:01:05.745 --> 01:01:08.414
'얼마나 용감해!
혼자서 아이를 키우잖아'

01:01:08.915 --> 01:01:11.584
참 당찬 나쁜 년이지, 안 그래?

01:01:12.335 --> 01:01:14.253
둘 다 내 생각은 쥐뿔도 안 했어

01:01:16.130 --> 01:01:17.215
날 똑바로 봐

01:01:18.132 --> 01:01:21.678
당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와
낳은 아이야, 이 쓰레기야

01:01:23.846 --> 01:01:25.098
이제 와서…

01:01:25.890 --> 01:01:27.642
죽기 직전에 찾아와?

01:01:28.768 --> 01:01:30.645
다 괜찮다고 말해 주면 좋겠어?

01:01:31.896 --> 01:01:33.690
괜찮을 리가 없잖아, 아라샤

01:01:35.775 --> 01:01:37.777
절대 괜찮을 수 없어

01:01:46.953 --> 01:01:47.787
비켜!

01:03:11.662 --> 01:03:13.498
그래, 네 생각을 못 했어

01:03:15.458 --> 01:03:16.959
우리 둘 다 무책임했어

01:03:17.043 --> 01:03:19.253
물론 네 엄마보다
내가 더 무책임했어

01:03:23.007 --> 01:03:26.344
나 자신을 지키려고
아내와 딸들 앞에서 널 부정했어

01:03:29.847 --> 01:03:32.934
끔찍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했지

01:03:37.313 --> 01:03:40.399
동시에 두 가정을
유지할 수 없다는 걸

01:03:40.483 --> 01:03:42.318
뻔히 알면서도 계속했듯이

01:03:42.401 --> 01:03:44.278
너무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

01:03:45.780 --> 01:03:48.533
너에게 용서를 빌려고 왔어

01:03:52.036 --> 01:03:55.748
쓰레기 같은 놈이나, 변태나

01:03:56.249 --> 01:03:58.000
아니면 사이코패스나

01:04:00.378 --> 01:04:03.798
일부러 자식 인생을
망치려고 할 거야

01:04:04.715 --> 01:04:06.092
근데 맹세컨대

01:04:09.136 --> 01:04:11.347
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

01:04:17.895 --> 01:04:19.480
위스키 한 잔 더 줘요

01:04:22.233 --> 01:04:23.317
두 잔 줘요

01:04:33.661 --> 01:04:34.745
좀 괜찮아요?

01:04:39.208 --> 01:04:41.335
- 호텔로 가요, 병원으로 가요?
- 아니

01:04:42.003 --> 01:04:44.297
- 호텔도 병원도 싫어요?
- 병원

01:04:44.380 --> 01:04:45.840
- 네, 병원으로 가요
- 아니!

01:04:45.923 --> 01:04:47.758
- 병원은 안 돼!
- 알았어요

01:04:47.842 --> 01:04:50.344
알았어요, 호텔로 가요
잘못 알아들었어요, 미안해요

01:04:52.346 --> 01:04:53.180
가죠

01:04:57.310 --> 01:04:59.186
이러다 점점 더 심해질 거야

01:05:00.521 --> 01:05:03.232
품위 있게 떠나고 싶어

01:05:05.902 --> 01:05:06.903
제대로 죽고 싶어

01:05:09.322 --> 01:05:11.616
날 도울 수 있는 사람은
너밖에 없어

01:05:12.658 --> 01:05:14.535
딸들은 절대 안 해 줄 테고

01:05:15.161 --> 01:05:16.913
아내는 더더욱 그렇고

01:05:20.541 --> 01:05:21.959
일부러 성질 건드린 거예요?

01:05:23.085 --> 01:05:25.254
- 언제?
- 순진한 척하지 마요

01:05:26.589 --> 01:05:28.674
나한테 맞아 죽으려고
일부러 자극했던 거예요?

01:05:28.758 --> 01:05:32.136
난 그저 품위 있게
죽고 싶다고 했을 뿐이야

01:05:32.637 --> 01:05:34.639
터무니없는 억측이야

01:05:34.722 --> 01:05:36.474
죽여 달라는 건 논리적이고요?

01:05:38.601 --> 01:05:41.520
버림받은 것도 모자라
죽이기까지 하라고?

01:05:43.022 --> 01:05:45.566
그냥 자살을 도와달라는 거야

01:05:46.525 --> 01:05:48.069
처형이 아니라

01:05:49.195 --> 01:05:50.655
참 대단하시네요

01:05:52.823 --> 01:05:55.201
가고 싶을 때, 가고
오고 싶을 때, 오고

01:05:55.701 --> 01:05:57.203
죽고 싶을 때, 죽고

01:05:57.745 --> 01:05:59.997
내겐 언제 어떻게 죽을지

01:06:00.790 --> 01:06:02.875
선택할 권리가 있어

01:06:09.423 --> 01:06:10.925
용서해 주렴, 미안하구나

01:06:12.718 --> 01:06:13.844
내가…

01:06:14.762 --> 01:06:16.347
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어

01:06:17.890 --> 01:06:20.893
약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

01:06:24.021 --> 01:06:25.523
정말 미안해

01:06:26.524 --> 01:06:27.984
호텔로 데려다줘

01:06:56.220 --> 01:06:58.472
오늘 밤엔 정말 고마웠다

01:07:01.976 --> 01:07:03.894
이 일을
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어

01:07:04.395 --> 01:07:06.063
작은 기적일지

01:07:06.939 --> 01:07:08.733
작은 비극일지

01:07:11.736 --> 01:07:13.237
그래도 이러려고 온 거야

01:07:29.879 --> 01:07:30.921
고맙구나

01:07:36.260 --> 01:07:38.554
네가 내 아들이란 게
너무 자랑스러워

01:07:44.685 --> 01:07:47.354
아니, 내가 할게

01:09:10.437 --> 01:09:11.814
괜찮아

01:09:13.274 --> 01:09:14.483
아니, 이리 와요

01:09:15.192 --> 01:09:16.193
이리 와

01:09:20.656 --> 01:09:22.950
천천히

01:10:01.405 --> 01:10:07.077
이제 너희 아빠가 해야 할
가장 중요한 일은 죽는 거야

01:10:07.578 --> 01:10:09.163
방법은 있대?

01:10:10.706 --> 01:10:12.416
잘 모르겠어요
말씀 안 하셨어요

01:10:14.835 --> 01:10:16.128
무서워해?

01:10:18.130 --> 01:10:19.548
그런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

01:10:19.632 --> 01:10:20.591
네 생각은 어때?

01:10:20.674 --> 01:10:22.259
글쎄요, 잘 모르겠어요

01:10:22.343 --> 01:10:24.887
아버지를 잘 모르니까
그냥 추측만 할 뿐이에요

01:10:26.597 --> 01:10:31.602
제대로만 잘 섞으면
완벽하게 떠날 수 있지

01:10:31.685 --> 01:10:34.063
이런 생각을 계속했었나 봐요?

01:10:37.441 --> 01:10:38.359
응

01:10:39.652 --> 01:10:40.736
베베

01:10:41.237 --> 01:10:43.697
원래 다섯 병을 준비했는데

01:10:44.698 --> 01:10:45.824
그중 네 병은

01:10:47.159 --> 01:10:48.577
사라졌어

01:10:48.661 --> 01:10:50.621
상하거나 병이 깨졌지

01:10:51.789 --> 01:10:53.207
이제 하나 남았는데

01:10:58.545 --> 01:11:00.047
- 줄까?
- 아니요

01:11:01.966 --> 01:11:05.594
아뇨, 고맙지만 필요 없어요
이미 떠나셨어요

01:11:07.805 --> 01:11:09.181
누가 떠나?

01:11:09.265 --> 01:11:10.933
아버지요
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갔어요

01:11:11.767 --> 01:11:13.519
너희 아버지가
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아?

01:11:16.814 --> 01:11:17.940
네

01:11:18.482 --> 01:11:19.316
그럼 아직 안 죽었어?

01:11:21.277 --> 01:11:23.153
그럼 그만 좀 자책해

01:11:23.654 --> 01:11:24.863
아직 살아 계시잖아

01:11:25.948 --> 01:11:29.576
그러니까 원하는 방식으로
돌아가실 수 있게

01:11:29.660 --> 01:11:31.662
아직 도울 수 있다는 거야

01:11:35.666 --> 01:11:37.584
"칼륨"

01:12:02.109 --> 01:12:04.611
- 또 뭔데요?
- 너희 아빠 말이야

01:12:05.279 --> 01:12:08.449
돌아가지 않았어
놀라지 마, 아직 여기 있어

01:12:09.491 --> 01:12:11.577
여기 있다고요?
아직 살아 있다는 거예요?

01:12:11.660 --> 01:12:12.995
헷갈리니까 정확히 말해 봐요

01:12:13.078 --> 01:12:15.414
여기, 이구아수에 있어
안 떠나셨어

01:12:15.497 --> 01:12:18.917
병원에 다시 입원했는데
아직 살아 있어

01:12:19.001 --> 01:12:20.794
근데 오래는 못 버틸 거야

01:12:20.878 --> 01:12:21.754
알겠어요

01:12:23.380 --> 01:12:24.465
바로 넘어갈게요

01:12:39.104 --> 01:12:41.231
- 어서 오렴
- 안녕하세요

01:12:41.732 --> 01:12:43.859
여행 못 가셨다는 얘기 들었어요

01:12:43.942 --> 01:12:46.862
그래, 훌리안이
아침에 몸이 안 좋다고 해서

01:12:47.363 --> 01:12:50.616
부에노스아이레스 담당 의사랑
여기 의사랑 얘기했는데

01:12:51.116 --> 01:12:54.244
병원에서 며칠 쉬면서
기운을 회복하는 게

01:12:54.328 --> 01:12:56.789
좋을 거라고 했어

01:12:59.458 --> 01:13:01.794
여긴 룰라, 우리 큰딸이야

01:13:02.294 --> 01:13:04.296
안녕하세요, 드디어 뵙네요

01:13:04.380 --> 01:13:05.506
네

01:13:07.091 --> 01:13:09.760
같이 외출해서 좋아하셨어요
아빠한테 큰 도움 됐어요

01:13:12.388 --> 01:13:14.848
그럼 며칠 더 머무를지
아직 몰라요?

01:13:14.932 --> 01:13:17.101
응, 이틀이나 사흘쯤 될 것 같아

01:13:17.184 --> 01:13:18.560
난 돌아가요

01:13:19.186 --> 01:13:22.898
남편이 멕시코로 출장 가는데
아이가 둘 있거든요

01:13:24.691 --> 01:13:26.068
아버지 뵐래?

01:13:26.819 --> 01:13:29.238
다시 보면 정말 기뻐하실 거야

01:13:30.239 --> 01:13:31.073
알겠어요

01:13:31.865 --> 01:13:35.077
룰라 배웅하고 물 좀 받아 올게

01:13:37.830 --> 01:13:41.333
언제 만나서
얘기 좀 나누면 좋겠어요

01:13:42.126 --> 01:13:45.838
-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아요
- 네, 그렇겠죠

01:13:46.588 --> 01:13:47.798
잘 있어요, 보리스

01:13:47.881 --> 01:13:49.716
- 좋은 여행 되세요
- 고마워요

01:13:57.808 --> 01:13:58.892
서둘러

01:13:59.393 --> 01:14:01.728
면회 시간 거의 끝났어

01:14:12.156 --> 01:14:13.282
들어가도 돼요?

01:14:15.909 --> 01:14:16.869
어떻게 된 거예요?

01:14:17.369 --> 01:14:19.580
조종사인데
비행기에 안 태워 줬어요?

01:14:20.164 --> 01:14:23.375
조종사가 비행할 상태가 아니야

01:14:24.042 --> 01:14:25.836
역시 주량이 약하시군요

01:14:27.129 --> 01:14:28.255
방금 엄마 다녀갔어

01:14:28.338 --> 01:14:30.090
네, 만났어요

01:14:30.674 --> 01:14:32.134
여자들이 다 모였네요?

01:14:32.634 --> 01:14:33.719
다들 괜찮아요?

01:14:34.803 --> 01:14:37.222
이제 날 두고 싸울 일도 없잖아

01:14:39.600 --> 01:14:40.601
잘 들으렴

01:14:42.352 --> 01:14:43.479
엄마 잘 챙겨 줘

01:14:54.656 --> 01:14:55.949
자기야, 다녀올게

01:14:57.701 --> 01:14:59.036
이따가 볼 수 있어?

01:15:01.705 --> 01:15:03.749
글쎄, 상황 보고

01:15:05.584 --> 01:15:07.836
알았어, 사랑해

01:16:08.146 --> 01:16:09.147
안녕하세요

01:16:10.941 --> 01:16:12.109
여긴 어떻게 왔어?

01:16:12.609 --> 01:16:15.028
심심해서 같이 있으려고요

01:16:16.405 --> 01:16:18.115
뭐 하세요? 탈출하려고요?

01:16:19.533 --> 01:16:20.951
아니, 그냥

01:16:22.202 --> 01:16:24.705
저기 새가 앉아 있었어

01:16:24.788 --> 01:16:26.873
- 새요?
- 그래

01:16:27.874 --> 01:16:29.042
창문은 닫혀 있는데?

01:16:33.005 --> 01:16:34.256
괜찮으세요?

01:16:35.674 --> 01:16:36.633
아니

01:16:39.553 --> 01:16:40.846
좀 누워 계세요

01:16:42.806 --> 01:16:44.433
소변이 마려워

01:16:49.563 --> 01:16:50.731
안 나와

01:16:52.733 --> 01:16:55.235
매일 몸이 조금씩 망가져

01:16:56.403 --> 01:16:59.114
긴장 푸세요
긴장하면 더 안 나와요

01:17:23.764 --> 01:17:24.723
봤죠?

01:17:24.806 --> 01:17:28.560
잘했어요!
영감님, 물줄기 끝내 주네!

01:17:32.522 --> 01:17:35.025
저세상엔
뭔가 있을 거라고 믿어?

01:17:36.109 --> 01:17:37.361
저세상이라뇨?

01:17:38.945 --> 01:17:40.781
삶의 반대편 세상

01:17:44.117 --> 01:17:45.077
뭐…

01:17:47.412 --> 01:17:48.372
글쎄요

01:17:49.581 --> 01:17:51.375
아직 너무 젊으니

01:17:53.251 --> 01:17:56.171
그런 건 나중에나 생각하겠지

01:17:57.297 --> 01:18:00.676
아니면 나처럼
말기 진단을 받고 하던가

01:18:05.472 --> 01:18:07.015
의외일 수도 있어요

01:18:09.267 --> 01:18:11.728
꽤 오래전부터
그런 생각을 해 왔으니까

01:18:15.273 --> 01:18:18.819
사실 후안 할아버지가
돌아가셨을 때가 기억나는데

01:18:20.362 --> 01:18:23.156
이젠 여기 안 계신다는 게
이해가 안 됐어요

01:18:24.950 --> 01:18:28.829
이런 의식, 이런…

01:18:30.539 --> 01:18:34.793
이런 감각, 시각과 청각이

01:18:34.876 --> 01:18:36.753
갑자기 꺼져 버린다는 게
상상이 안 가요

01:18:38.088 --> 01:18:39.631
모든 게 깜깜해진다?

01:18:39.715 --> 01:18:41.883
갑자기 공허해지고?
아무것도 없이?

01:18:41.967 --> 01:18:44.386
우리 잘 때도 그렇지 않아?

01:18:45.303 --> 01:18:46.388
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

01:18:47.013 --> 01:18:48.181
왜냐하면 꿈도 꾸니까

01:18:50.225 --> 01:18:51.059
아니

01:18:52.185 --> 01:18:54.020
완전히 사라지는 건
아니라고 봐요

01:18:56.398 --> 01:18:58.525
물론 몸은 사라지겠지만

01:18:59.401 --> 01:19:04.322
이런 에너지, 이런 의식은
계속 떠돌아다니잖아요

01:19:06.199 --> 01:19:07.909
일종의 뭐랄까

01:19:09.411 --> 01:19:10.996
비물질적인 상태로

01:19:12.998 --> 01:19:14.332
대박

01:19:14.833 --> 01:19:18.253
방금 들었어요? 비물질적이란 말

01:19:18.754 --> 01:19:20.756
- 시인 같네요
- 철학자 같아

01:19:21.798 --> 01:19:25.594
'악마의 목구멍'에나 데려가는
가이드치곤 제법이죠

01:19:26.094 --> 01:19:27.596
어떻게 생각해요?

01:19:28.680 --> 01:19:31.141
그럼 이 모든 게 어떻게든
계속된다고 보는 거네

01:19:32.851 --> 01:19:35.228
그렇게 믿고 싶지만 잘 모르겠어요

01:19:37.147 --> 01:19:38.690
곧 알게 되겠지

01:19:42.360 --> 01:19:44.279
만약 사후 세계가 있다면

01:19:44.780 --> 01:19:47.616
제 차례가 돼서 떠날 때
지금 아버지처럼

01:19:47.699 --> 01:19:49.576
아무것도 모른 채 떠나지 않게
귀띔해 주세요

01:19:51.453 --> 01:19:52.913
너무 과하게는 하지 말고요

01:19:53.413 --> 01:19:56.082
이상한 건 절대 안 돼요
무서운 건 딱 질색이니까

01:19:56.583 --> 01:19:58.710
- 진심이에요
- 은근슬쩍 할게

01:19:59.461 --> 01:20:00.504
약속하마

01:20:01.755 --> 01:20:03.381
입이 마르는구나

01:20:14.893 --> 01:20:16.520
근데 있잖아요

01:20:18.438 --> 01:20:20.524
어젯밤에 저한테 도와달라고

01:20:21.399 --> 01:20:22.567
말씀하셨던 거요

01:20:23.276 --> 01:20:25.278
- 뭐가 궁금한데?
- 진심이었어요?

01:20:25.362 --> 01:20:27.739
아니면 그냥
그 순간 떠든 미친 소리였어?

01:20:27.823 --> 01:20:30.534
아니, 미친 소리 아니야
진심이었어

01:20:31.576 --> 01:20:33.328
난 내가 어떻게 될지 알아

01:20:34.412 --> 01:20:37.624
며칠 동안 죽음을 기다리면서

01:20:39.167 --> 01:20:40.252
고통에 시달리다가

01:20:40.752 --> 01:20:42.712
약물에 가득 취해서

01:20:43.547 --> 01:20:45.423
정신이 혼미해지고

01:20:45.507 --> 01:20:48.343
내가 죽는다는 사실도 모른 채

01:20:49.344 --> 01:20:52.514
차가운 중환자실에서
낯선 사람들에 에워싸여서

01:20:53.640 --> 01:20:55.016
죽음을 맞이하겠지

01:20:55.100 --> 01:20:56.434
너무 끔찍해

01:20:59.646 --> 01:21:03.108
그런 결말은 원치 않아
다른 걸 누릴 자격 있어

01:21:05.360 --> 01:21:07.028
그럼 아내와 딸들은요?

01:21:07.946 --> 01:21:08.822
어떻게 생각할까요?

01:21:10.866 --> 01:21:13.243
놀라겠지
전혀 예상 못 했을 테니까

01:21:14.160 --> 01:21:16.872
내가 넌지시 얘기하긴 했지만

01:21:17.956 --> 01:21:21.585
결국엔 이해해 줄 거야

01:21:22.377 --> 01:21:25.547
몇 주 후에 어차피 일어날 일을

01:21:26.464 --> 01:21:28.091
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는 걸

01:21:28.633 --> 01:21:30.176
그게 가족한테도 좋아

01:21:30.677 --> 01:21:33.013
끝없이 끔찍한 고문을

01:21:33.555 --> 01:21:36.766
겪지 않아도 되니까

01:21:49.446 --> 01:21:51.990
내 친구 중에

01:21:52.073 --> 01:21:53.617
아버지 또래 지인이 있는데

01:21:54.868 --> 01:21:56.286
그분이 만든 칵테일이 있어요

01:21:57.037 --> 01:21:58.872
좀 특이한 건데

01:21:59.581 --> 01:22:02.709
때가 되면 떠날 때 쓰려고
만들었대요, 이해하시겠어요?

01:22:03.293 --> 01:22:05.045
어떤 특이한 칵테일인데?

01:22:06.004 --> 01:22:09.341
자기가 기른 버섯과
다른 약초를 섞은 거예요

01:22:10.592 --> 01:22:15.263
주술사가 쓰는 물약 같은 건데
좀 더 강하고 강렬해요

01:22:17.724 --> 01:22:21.394
덕분에 떠나기 훨씬 수월해진대요

01:22:22.979 --> 01:22:24.648
그리고 이건…

01:22:28.193 --> 01:22:29.527
편도

01:22:30.028 --> 01:22:31.196
여행이에요

01:22:33.949 --> 01:22:35.116
그래

01:22:37.702 --> 01:22:40.538
- '그래', 뭐요?
- 그래, 좋아

01:22:44.209 --> 01:22:45.502
왜 그래?

01:22:47.253 --> 01:22:49.631
나한테 하라고
이런 얘기 한 거 아니야?

01:22:50.465 --> 01:22:52.217
내가 거절할 줄 알았나 보군

01:22:53.468 --> 01:22:54.469
네

01:22:55.053 --> 01:22:56.346
날 아직 모르는구나

01:22:56.429 --> 01:22:58.390
네, 아직 모르죠

01:22:59.891 --> 01:23:00.767
그래

01:23:07.649 --> 01:23:08.900
언제가 좋으세요?

01:23:09.401 --> 01:23:11.569
- 지금
- 지금요?

01:23:12.821 --> 01:23:17.409
내일이나 모레면
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갈지 몰라

01:23:18.118 --> 01:23:19.953
그러니까 오늘 밤이 아니면

01:23:21.454 --> 01:23:22.831
아예 기회가 없어

01:23:30.005 --> 01:23:31.172
후회하고 있나?

01:23:32.882 --> 01:23:36.177
이 모든 게
제겐 너무 과하다는 거 아시죠?

01:23:36.261 --> 01:23:38.013
그래, 물론 이해해

01:23:48.565 --> 01:23:49.607
아니, 여기선 안 돼

01:23:51.526 --> 01:23:52.360
그럼 어디요?

01:23:52.444 --> 01:23:54.988
여기선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

01:23:55.071 --> 01:23:56.906
또 날 구하려고 할 테고
그럼 최악이야

01:23:57.824 --> 01:24:00.785
- 다른 데로 데려가 줘
- 다른 데요?

01:24:02.078 --> 01:24:03.496
안 돼요, 내가 감옥 가요

01:24:04.247 --> 01:24:05.206
왜?

01:24:05.290 --> 01:24:07.625
왜긴요? 여기서 들키지 않고
나가는 건 쉽지 않아요

01:24:07.709 --> 01:24:10.086
이 시간엔 사람도 거의 없어요

01:24:10.170 --> 01:24:12.422
들키면 냅다 뛸 거예요?

01:24:13.006 --> 01:24:14.174
아니

01:24:14.257 --> 01:24:16.843
내일 여기 없으실지 몰라도
난 여기 있어야 해요

01:24:17.343 --> 01:24:18.762
제가 책임질 순 없어요

01:24:19.471 --> 01:24:22.265
존속 살해죄로 기소당하겠지

01:24:22.348 --> 01:24:24.309
맞아, 그럴 순 없지

01:24:28.021 --> 01:24:30.648
내가 직접 쓴 메모를 남길게

01:24:31.149 --> 01:24:33.193
내 결정이었다고 써 놓으면

01:24:33.693 --> 01:24:36.196
그럼 법원에서도
유효한 문서가 될 거야

01:24:41.993 --> 01:24:44.412
혼자 있고 싶을 때
가끔 가는 곳이 있어요

01:24:45.288 --> 01:24:46.456
거기로 모실게요

01:24:46.956 --> 01:24:47.999
날 데려다주고

01:24:48.500 --> 01:24:49.876
칵테일을 건네준 다음

01:24:51.544 --> 01:24:52.879
넌 떠나면 돼

01:24:59.636 --> 01:25:01.137
- 가시죠
- 그래

01:25:01.721 --> 01:25:02.597
됐어요

01:25:04.724 --> 01:25:06.059
- 됐어?
- 네

01:25:07.560 --> 01:25:08.978
- 좋아
- 이제 됐나요?

01:25:09.062 --> 01:25:10.939
- 그래
- 자, 들키면 안 돼요

01:25:12.148 --> 01:25:13.900
문을 열어 두는 게 낫지 않을까?

01:25:14.484 --> 01:25:16.319
내가 탈출할 건 알 수 있게

01:25:17.278 --> 01:25:18.446
네, 가죠

01:25:18.530 --> 01:25:19.948
자, 가요

01:25:20.824 --> 01:25:21.741
저쪽이에요

01:25:26.871 --> 01:25:29.707
"안드레아, 룰라, 헬레에게"

01:25:46.850 --> 01:25:49.227
안드레아, 내 인생의 동반자여

01:25:50.103 --> 01:25:51.604
사랑하는 딸들아

01:25:52.897 --> 01:25:54.524
난 일찍 떠나기로 했어

01:25:55.233 --> 01:25:56.401
품위를 지키면서

01:25:58.945 --> 01:26:02.115
이렇게 갑자기 결정해서 미안해

01:26:03.658 --> 01:26:07.120
하지만 이렇게
내 마지막 여정을 떠나야만 해

01:26:09.122 --> 01:26:10.790
지인 집은 저쪽이에요

01:26:12.542 --> 01:26:13.877
고맙다고 전해 줘

01:26:15.086 --> 01:26:16.880
직접 만나고 싶었는데

01:26:18.214 --> 01:26:21.718
곧 만날지도 몰라요
그분도 상태가 안 좋거든요

01:26:24.971 --> 01:26:26.055
죄송해요

01:26:30.602 --> 01:26:31.895
미안해요

01:26:35.231 --> 01:26:37.233
내겐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

01:26:38.735 --> 01:26:42.822
남은 건 고통과 괴로움뿐

01:26:44.282 --> 01:26:47.118
내 할 일을 다 끝마쳤으니

01:26:48.661 --> 01:26:51.497
맑은 정신으로 평화롭게 떠나

01:26:53.166 --> 01:26:55.543
아빠 새가 돼
곁에서 날아다닐 거야

01:26:56.294 --> 01:26:58.838
구름 사이를 여행하는
할아버지가 되고

01:26:59.714 --> 01:27:02.258
우리가 함께한 삶에 감사해

01:27:03.551 --> 01:27:05.011
사랑해 주고

01:27:05.887 --> 01:27:07.096
보살펴 주고

01:27:07.972 --> 01:27:09.307
이해해 줘서 고마워

01:27:11.935 --> 01:27:13.019
여기야?

01:27:13.811 --> 01:27:17.482
더 들어가야 해요
공원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에요

01:27:34.249 --> 01:27:38.002
내가 떠날 때마다
늘 말했던 것처럼

01:27:39.837 --> 01:27:41.172
'그럼 사랑하는 사람들아'

01:27:42.507 --> 01:27:43.925
'다시 만날 때까지'

01:28:17.208 --> 01:28:18.334
아니, 나랑은 안 맞아

01:28:18.835 --> 01:28:21.129
순한 거예요
마음이 차분해질 테니 피워 봐요

01:28:23.214 --> 01:28:25.591
불안 발작이 올 수 있어
예전에 안 좋은 경험이 있어

01:28:25.675 --> 01:28:28.052
아무 일 없을 거예요
괜찮으니까 피우세요

01:29:01.627 --> 01:29:02.628
칵테일 주겠니?

01:29:49.801 --> 01:29:51.552
가끔 위로가 돼

01:29:54.138 --> 01:29:57.517
내가 눈을 감을 때
혼자가 아닐 거라고 상상하면

01:29:59.018 --> 01:30:01.479
동시에 수천 명이 떠날 테니까

01:30:08.945 --> 01:30:10.321
날 데려다주고 가 봐

01:31:26.355 --> 01:31:27.273
가 봐

01:31:31.527 --> 01:31:32.695
가야 해

01:33:18.843 --> 01:33:19.885
"타코파도"
